작전통 중장, 직급 낮은 靑비서관에.. 軍 충격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2020. 5. 25.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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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장 안거친 수방사령관 이어 이번엔 5군단장 인사 이동 논란
신망받는 장성들은 진급서 탈락
軍내부 "이래도 되나" 부글부글

이달 초 이뤄진 군 장성 정기 인사를 두고 군 내부에서 "파격이 아니라 충격이다. 이래도 되는 것이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종전 군 장성 인사의 원칙과 관행에서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김도균(육사 44기) 국방부 대북정책관의 수방사령관 발탁이다. 김 사령관은 사단장을 거치지 않은 최초의 수방사령관이다. 전임 김선호(육사 43기) 중장을 비롯한 역대 사령관 34명은 모두 사단장을 거쳤다. 반면 김 사령관은 남북 협상 등 대북 정책에 한정된 정책 전문가다. 김 사령관은 특히 9·19 군사합의의 실무 책임자여서 '보은 인사'라는 눈총도 받고 있다.

안준석(육사 43기) 5군단장을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으로 보낸 것은 더 큰 논란을 빚고 있다. 안 중장은 이달 초 김현종(육사 44기·중장) 전 국방개혁비서관과 자리를 맞바꿨다. 그는 육사 43기 선두 주자로 작전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작전통이다. 군내에선 그가 합참 작전본부장 등으로 이동하는 게 정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정책 분야 근무 경험이 별로 없는 안 중장이 정무적인 자리라 할 수 있는 국방개혁비서관에 임명된 게 예상 밖이라는 것이다. 이번 인사로 청와대 파견 장성의 '계급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하고 있다는 논란도 커졌다. 군단장 출신이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국방개혁비서관은 주로 현역 준장이나 소장급 이하 예비역 장성들이 임명되던 자리였다. 국방개혁비서관은 1급 자리인데 현역 중장은 의전상 차관급이다. 군의 한 영관 장교는 "현역 중장이 1급 비서관 자리에 있다 보니 일반 공무원들도 장군 직급과 권위를 전보다 낮춰 보는 경향이 생긴다"고 했다. 지난 정부에서 준장 자리였던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도 현 정부 들어선 소장 자리로 한 단계 높아졌다.

국방부 정책기획관 등 군내 신망이 두텁던 여러 장성이 진급에서 사실상 탈락했다는 것을 두고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소장)은 각종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으로, 중장 진급에서 거의 탈락한 적이 없다. 그런데 김도균 수방사령관의 육사 동기인 정책기획관이 이번에 진급에서 누락됐다. 합참 작전기획부장,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등 육사 44기 선두 주자들도 대거 탈락했다. 한 예비역 고위 장성은 "군 장성, 영관장교들이 청와대만 쳐다보는 행태가 훨씬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음주, 하극상, 기밀 유출, 성범죄 등 군기 사고가 잇따르고 GP 총격 사건 등 대북 대비 태세의 문제점이 노출된 상태여서 군 인사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잘못된 군 인사가 군의 총체적 부실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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