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장도연이 모닝 홍보대사로 선정돼 화제다./사진=뉴스1

개그우먼 장도연이 경차 ‘모닝’을 홍보하면서 정작 자신은 억대 벤츠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를 타고 있는 게 확인됐다. 장도연의 벤츠 GLE쿠페(2017년식)은 모닝보다 10배 비싸다. 기아차는 장도연이 벤츠 차주인 걸 확인했지만 화제성을 고려해 기용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닝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홍보대사인 장도연은 벤츠 GLE쿠페를 탄다. 이 차는 2017년 출시한 1억280만 원짜리 GLE 350d이다. 쿠페형 차인 GLE350d는 2016년 독일 다임러그룹이 처음으로 만든 쿠페형 SUV다. GLE는 모델명 변경에 맞춰 내놓은 M-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GLE350d는 이를 바탕으로 쿠페형 스타일을 더한 차다.


GLE350d는 GLS와 같은 디자인 철학을 공유한 차로 럭셔리함을 무기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소비자들은 실내 재질이 뛰어나고 공간감도 넓은 GLE35
0d를 높게 평가했다. 실제 GLE 쿠페의 크기는 길이 4880㎜, 너비 2030㎜, 높이 1725㎜, 휠베이스 2915㎜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GLE 쿠페와 경쟁 모델의 차별화 요소는 편하고 타기 쉬운 뒷좌석이다. 좌석 공간이 넉넉한데다 다리 및 머리 공간도 여유롭다”고 설명했다.

출시 당시 SUV 판매 증가로 상당한 재미를 보고 있었던 벤츠코리아는 GLE350d를 전면에 내세워 볼륨모델들의 성장을 시도했다. 2016년 12월까지 벤츠코리아의 SUV 판매량은 8940대로 2015년보다 약 3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7년엔 SUV만 1만대 이상 팔았다. 이후 독일 다임러그룹이 풀체인지를 앞둔 GLE쿠페의 모든 물량을 소진하며 벤츠코리아의 GLE 판매도 멈춘 상황이다.


모닝 홍보에 장도연 왜 썼나?

기아차가 장도연을 홍보대사로 기용한 건 장 씨의 이슈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데뷔 초 장도연은 KBS 2TV 코미디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코너 ‘키컸으면’에 출연, ‘장신 개그우먼’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후 박나래, 허안나와 함께 ‘패션 NO.5’ 코너를 통해 파격 분장과 개성 넘치는 포즈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해당 코너로 ‘스타일~’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빅리그’까지 장악, 개그 무대를 점령한 그는 ‘롤러코스터’ ‘미생물’ ‘썰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 ‘우리 결혼했어요’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인생술집’ ‘밥블레스유’ ‘미추리’ 등 리얼 버라이어티부터 콩트,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차근차근 입지를 넓혀왔다.

./사진=뉴시스

기아차는 장 씨를 통해 모닝 판매 확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경차시장은 소형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의 등장과 함께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2015년 18만6000여대 규모에서 이듬해 17만2900여대로 급감했다. 이후 매년 시장규모가 줄어들며 2017년 13만8000여대, 2018년 12만5900여대, 2019년 11만3700여대 등 마이너스 성장했다.

지난해 모닝 판매량도 전년대비 14.7% 감소한 5만364대로 2018년부터 10% 이상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기아차가 장 씨롤 기용한 이유는 모닝이 키 174㎝인 장 씨를 소화할 정도로 넉넉하다는 걸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모닝의 차체 크기는 전장 3595㎜, 전폭 1595㎜, 전고 1485㎜이며, 휠베이스(축거)는 기존보다 15㎜ 늘어난 2400㎜다. 기아차 관계자는 “장도연이 벤츠 타는 걸 알지만 화제성을 고려해 채용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