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진중권·홍세화·최장집..그들의 文 비판이유, '민주주의 훼손' [한승곤의 정치수첩]

한승곤 2021. 1. 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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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홍세화 등 진보 진영 지난해 이어 올해도 文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진보 논객들의 비판이 지난해를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저마다 비판 내용은 다르지만 크게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핵심 내용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은 사실상 '인(人)의 장막'에 가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신음하는 서민들의 고통을 제대로 못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 대통령을 향해 권위적인 통치자를 뜻하는 임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최근 정치·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 역시 그 시작은 문 대통령에서 비롯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이어 민주당 인사들이 어렵게 만든 민주주의를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모두 지난해 문 대통령을 겨냥해 쏟아진 비판 내용으로 이들의 지적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이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게 결론이다.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그는 최근 문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통령이 측근에 가려 민생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문재인 정부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홍세화 "문 대통령 왜 대통령이 되었는지, 왜 집권했는지…"

진보 원로 언론인인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는 11일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에도 임금님이 아닌 대통령으로 돌아오길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잡초, 즉 적폐를 다 없애겠다고 해서 우리에게 후련함에 대한 기대를 줬다. 그런데 정작 자기 앞마당 무성한 잡초는 건들지도 않는 형국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왜 대통령이 되었는지, 왜 집권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면서 "현재 상황이 어떤가. 부동산에 코로나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재난이 약한 고리부터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는데 집권여당 대표라는 인물이 꺼내는 얘기는 고작 사면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정치공학에만 물들어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아직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재판도 다 안 끝났는데, 사면 얘기를 꺼낼 타이밍이 아니었다"며 "대통령과 상의 됐는지 안 됐는지는 모를 일이고 관심 사항도 아니다"고 했다.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장집 "사면론, 文이 띄웠을 것...이낙연 통해 여론 살핀 듯"

그런가 하면 진보 성향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발언과 관련해 5일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애드벌룬을 띄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교수는 "문 대통령이 얘길(사면론을) 꺼냈고, 이 대표가 자기 의견으로 얘기해 여론의 반응을 살펴봤을 것"이라면서 그는 "촛불시위의 연장 선상으로 (박 전 대통령을) 탄핵까지 시킬 순 있었어도 사법처리까지 한 건 곤란하다"며 "현직에 있을 때의 통치행위에 대해선 정치적인 고려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모든 문제를 여론이라는 이름의 의견집단에 기대어 결정한다"며 "법의 지배가 가능치 않은 전제정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당 간 협의도 없고 반대를 적대시하며 국정을 운영했다. 이것이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 교수는 "촛불을 자신들 뜻대로 해석하고 전유하며 '적폐청산'이라는 기조로 국가주의적 운영을 해나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촛불로 세워진 정부가 촛불을 배신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최 교수는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한국정치연구'에 기고한 '다시 한국민주주의를 생각한다'라는 논문에서도 "특정 정치인을 열정적으로 따르는 이른바 '빠'(극성팬) 현상은 강고한 결속력과 공격성을 핵심으로 한 정치 운동"이라며 "조직된 다수가 공론장을 지배하면서 여론을 주도하며 시민사회 공론장을 황폐화시킨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진중권 "문재인 정권 민주주의 수준 87년 체제 이전으로 돌려버려"

또한, 하루가 멀다하고 문재인 정부를 매일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은 실패했고, 진보는 몰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전 교수는 문 대통령과 현 정부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관념 자체가 달랐던 것 같다. 군부독재랑 싸울 때, 같은 민주주의를 지향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586 운동권 세력은 자유민주주의자가 결코 아녔다. 그들은 전체주의적이다. 지금도 봐라. '선출된 권력의 힘'을 늘 강조하는데, 선출된 권력이라 해서 법과 절차를 무너뜨리고 모든 걸 다 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권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느냐는 견해에 대해서는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은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민주주의 수준을 87년 체제 이전으로 돌려버렸다. 운동권 세력은 오로지 '선출된 권력'으로만 민주주의를 이해한다. 군부독재에 맞선 직선제 민주주의. 그들의 인식은 딱 거기에 머물러 있다.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전두환하고 뭐가 다르냐.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의 주제를 '국민의 만든 희망: 회복, 포용, 도약"으로 삼았다. 11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이 같은 주제로 2021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로 혁신의 힘이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공정'과 관련해서는 '권력기관 개혁'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권력기관 개혁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일이다. 법질서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해 오랜 숙제였던 법 제도적인 개혁을 마침내 해냈다"고 자평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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