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엔 박범계,국회엔 윤호중..검찰 압박 선봉에 선 두 사람

김효성 2020. 12. 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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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당내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의원(왼쪽부터) 중앙포토

‘추·윤 갈등’에서 밀린 여권내에서 향후 ‘검찰개혁’의 키는 ‘박범계·윤호중’ 투톱이 쥐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함께 올랐던 두 사람이 각각 정부, 당·국회의 키맨으로 선봉에 설 것이란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장이자 국회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를 위한 로드맵을 완성하고 조속히 법제화하도록 하겠다”며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검찰의 준비 상황도 점검해 구체적으로 검찰의 조직개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단계 검찰개혁 논의를 앞당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의식을 가진 건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검찰이 해오고 있는 행태나 구습이 하나도 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검찰개혁 시즌2’ 입법 세트를 내년 2월 내 발의하고 6월 안에 처리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윤 의원의 간담회 뒤인 이날 오후 법원 내 진보성향 연구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기자들과 만난 박 의원은 대체로 말을 아꼈지만,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제가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윤’ 진용이 선을 보인 날 친문 인사들도 ‘검찰개혁’ 목소리를 높이며 거들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3기 청와대는 공수처나 검·경수사권 조정 등 제도개혁의 실행이 중요한 시기”라며 힘을 실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에서 “검찰개혁 민심이 검찰이나 법원 등 사법 권력에 의해 반영되지 않는다면 국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소청? 기소청? 기소부? 검찰 힘빼기 방점
“용광로처럼 녹여 가장 깨끗한 결론을 내는 역할을 해달라”(지난 29일)는 이낙연 대표 주문이 나온 건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빼앗기 위한 방안을 두고 당 내에 방법론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親)조국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은 대검찰청을 없애 고등공소청으로 만드는 공소청법 제정안과 검찰청법 폐지법을 29일 발의했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찰을 기소청으로 만들자”(김종민 최고위원)거나, “법무부 산하에 수사청과 기소청을 두고 검사들은 기소청에만 두자”(오기형 의원) 등 백가쟁명식으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과도기적으로 검찰에 기소부를 별도로 두는 방안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특별지시를 통해 30일부터 1000만원 이하 벌금 수배자 약 9만명에 대한 수배를 해제하라고 지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용시설내 감염을 막기 위해서지만 친문 성향 커뮤니티에선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비판글이 올라왔다. 연합뉴스

현실성이 떨어지는 ‘윤석열 탄핵’에서 사실상 손을 떼면서 여당은 174석으로 단독 처리할 수 있는 입법수단을 총동원하는 데 논의를 집중하고 있다. 검찰개혁특위는 일정 경력을 가진 변호사에 검사 임용 자격을 부여하는 ‘법조일원화’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고,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도 손 보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지휘·감독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윤호중 의원)며 ‘검사동일체’ 조항(검찰청법 제7조1항)을 수정하겠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사 직급 하향 조정 ▶ 법무부 파견검사 복귀 실태점검 등 검찰조직을 약화할 방법도 거론된다. 검찰개혁특위 소속 한 재선 의원은 “검찰개혁에 타협적일 수밖에 없었던 20대 국회와 현재 민주당이 174석을 가진 상황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정경심 구속에 번진 법관탄핵론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징역 4년형’ 선고 이후 극성 친문 지지층에서 끓어오른 법관 탄핵 목소리는 일부 의원에게로 번졌다. 지난 24일 ‘정경심 1심 재판부의 탄핵을 요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한 뒤 30일까지 42만여명이 동의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예전엔 엉뚱한 판결이라고 느껴도 40만 명이 서명하는 일은 없었다”며 “(탄핵요구는) 하나의 현상이자 그만큼 (국민들이) 화가 나셨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한 재판부를 탄핵해달라는 국민청원에 0일 현재 42만여명이 참여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소속 초선 의원은 “검찰개혁에 집중하는 사이 법원의 병폐는 건드리지 못했다”며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사법부 개혁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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