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변창흠 블랙리스트 봤다는 SH직원 "증언대 서겠다"
SH공사 "누가 사장 방에 놓고 올 수도 있다"
이른바 ‘변창흠 블랙리스트’ 문건을 자신이 최초로 발견했다고 주장해온 SH서울주택도시공사 전(前) 직원이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SH공사 사장 시절 그의 책상에서 문건이 나온 당시 상황을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여당의 단독 채택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자 블랙리스트 의혹 등과 관련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여서 출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SH공사 전 직원인 A씨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2014년 (문건을) 내가 처음 발견하고 촬영했다”며 “당시 변 사장책상에서 나온 게 맞다”고 말했다. A씨는 “그때는 블랙리스트 이런 단어조차 몰랐다”며 “진보개혁 이런 게 적혀 있어 깜짝 놀라 이게 뭔가 싶어서 봤다”고 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은 2017년 국회 국토위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SH공사 1·2급 주요 간부들의 정치 성향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친분을 ○, △, Ⅹ로 구분해 ‘진보개혁 Ⅹ’ ‘박원순 Ⅹ’로 표시된 간부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변 후보자는 “어떤 경위로 그게 제 방에 있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며 “누군가가 저한테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작성했는데 저는 전달받지 못했고 그것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A씨는 “변 사장 책상에서 나온 것인데 본인 것이 아니면 누구 것이겠냐”며 “구체적 위치는 밝히지 않겠지만 서랍에 있었든, 책상 위에 있었든 본인 것 아니냐. 다른 사람 서류를 갖다 놓은 것도 아니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에는 일일이 밝히지 않더라도 제3자가 고발해 증언대에 서야 한다면 서겠다”며 “장관으로 임명된 뒤라 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당시 이 문서 내용은 SH공사 노동조합을 거쳐 3년 뒤 외부에 공개됐다.
다만 A씨는 “문건 작성 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2017년 10~11월 벌인 조사에서 “‘인사 블랙리스트’라는 문서가 있었으나 해당 문서를 실제 변창흠 사장이 활용할 목적으로 작성했는지 SH공사 내부에서 누군가가 변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기 위해 허위작성해 유포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
A씨는 “정확하게 진실이 잘 밝혀지길 바란다”며 “변 사장이 과거 강남 과자가 아니라고 짜증을 부렸다는 등 언론에 나오는 의혹이 대부분 사실인데 아니라고 하는 것을 보고 심하다 싶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H공사 측은 “최초에 누가 자료를 취득했는지 소문은 있었지만 서울시 조사에서도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며 불만을 가진 직원 등이 자료를 갖고 있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변 사장에게 대항하려는 세력이 있었는데 이들이 노조에 자료를 준 것으로 안다”며 “사장 방에서 서류가 나왔다고 하는데 누군가 사장 방에 들어가 서류를 놓고 촬영했을 수도 있지 않으냐”고 했다.
2014~2016년 SH공사 사장을 지낸 변 후보자는 이후 블랙리스트 의혹과 일감 몰아주기, 특혜 채용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 청문회에서 “과장하거나 부풀려진 왜곡”이라고 부인했다. 이날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재가를 했다”고 밝혔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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