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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거면 단계는 왜 나눴나요?" 3단계 격상 신중론에 시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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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없이 확산세 꺾어야" 정부 3단계 격상 신중
전문가 "현재 한계에 직면...3단계 시행해 확산세 막아야"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서울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서울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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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꺾을 수 있도록 국민들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거리두기 상향 없이는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3단계로의 상향 없이 현재 수준에서 확산세를 꺾을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인내하고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박 1차장은 "실제로 3단계라는 것은 매우 엄중한 단계"라며 "그 상황 자체는 우리의 전 경제 과정이 상당 부분 마비되거나 정지되는 그런 과정 혹은 상태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확진자 수가 늘었다고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최근 국내 신규 확진자 추이가 거리두기 3단계 기준(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에 접어든 만큼, 현재 관계 부처 등과 단계 격상을 둘러싼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사회·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97명 늘어 누적 4만9665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718명→880명→1078명→1014명→1064명→1051명→1097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986명꼴로 확진자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 17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지난 17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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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거리두기 상향 기준이 충족됐음에도 신중론을 펼치는 정부를 향한 시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구치소, 학원, 골프장 등 곳곳에서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고, 중환자·사망자 증가, 병상 부족 등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최초 확진 이후 184명이 무더기로 확진돼 현재까지 종사자와 수감자, 가족, 지인 등 총 216명(20일 오후 5시 기준)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한 경기 의정부시 한 학원에서는 원생, 가족 등 총 16명이 감염돼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며, 포천시의 한 골프장에서도 지난 18일 이후 직원과 가족 등 총 15명이 확진됐다.


자택 격리 중이던 확진자가 숨지는 일이 또다시 발생하기도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구로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자택에서 대기하던 60대 남성이 숨졌다.


앞서 서울의 122번째 사망자가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중 숨지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중환자 병상이 부족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신중론과 관련해 우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네이버 화면 캡처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신중론과 관련해 우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네이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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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방역 실패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단계 격상에 신중론으로 인해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서는 "3단계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다 국민 모두 걸리는 것 아니냐", "나도 자영업자지만 차라리 짧고 굵게 3단계 해서 확산세를 잡는 게 나을 것 같다", "경제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자는 건데 확진자가 너무 늘어 당장 격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요즘엔 일상생활에서 감염되고 있어 안전을 위해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 우려의 반응이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정부의 신중론을 비판하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안녕하세요 코로나 끝없는 확산(생각없는 정부)'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린 청원인은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1년이란 세월 동안 수많은 코로나 뒤죽박죽 대책이 난무했다"며 "도대체 단계는 왜 구분 지어 놨냐. 확산세가 지속되거나 늘어날 것 같으면 단계별로 올려서 확산세를 잡고자 한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대책은 자영업자 등이 고스란히 피해 보고 있다"며 "국민을 혼돈에 빠지게 하고 자영업자들 몰락하게 하는 이런 정책은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 제발 확실한 대책을 내달라"라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3단계보다 더욱 강화된 '록다운'(봉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 중인 환자가 늘고 있고, 의료진 인력 부족도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강력한 조치로 신규 확진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3단계 격상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는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로 2주 정도 시행해 확산세를 막아야 한다"라며 "국민을 생명을 지켜야 하는 보건 당국이 경제를 위해 3단계 격상에 신중한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사회에 확산이 진행 중이고, 역학조사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한 셈"이라며 "유행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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