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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5단계 격상 가능성↑…소상공인들 "피해는 왜 우리만"

"방역했는데…오락가락 정부에 연말장사 망했다" 푸념
시민들 "피로도 쌓인다"…"어쩔수 없는 조치" 의견도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강수련 기자 | 2020-11-28 17:25 송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수도권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8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1.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수도권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8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11.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29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로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영업에 더 큰 제약을 받게 될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 더 커지고 있다. 이들은 "'K-방역'이라고 자랑하더니, 확진자 급증 피해는 모두 소상공인이 떠안게 생겼다"며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시민들도 오락가락한 거리두기 단계 변동에 피로도가 쌓인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 막는 게 우선이다"면서 정부 정책에 찬성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거리두기 격상에 사실상 영업 중지…"기업은 문 여는데 형평성 안 맞아"

"연말이라 겨우 매출이 오를까 했는데…정부가 대놓고 '연말 약속 하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버티느냐. 빚내서 겨우 가게 유지하고 있는데."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한 볶음요리 프랜차이즈 업주 40대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올해 초 5명에 달하던 아르바이트를 2명까지 줄이면서 긴축 운영으로 버텼지만 더이상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방역 준비를 하면서 안전하게 장사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미 지역단위 감염이 일상인 상황에서 무작정 막기만 하면 소상공인은 망하라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기업이나 대학, 수능을 앞둔 학원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밀접접촉자를 쫓는 동시에 업장을 소독한 뒤 계속 업무를 이어가는데, 유독 소상공인들에게는 사실상 영업 중지에 해당하는 '약속 자제'를 운운한다는 토로다. A씨는 깊은 한숨을 연이어 내쉬었다.

경기 일산에서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오모씨(27)도 비슷한 불만이다. 오씨는 "넓은 헬스시설은 마스크를 쓰고 1대1로만 운영 중이며, 소독도 매일같이 하고 있는데 정부는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무조건 문 닫으라고만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찌개 전문점을 운영하는 B씨도 "테이블 거리두기를 하면서 코로나19 감염 걱정 없도록 자동 체온측정기, 손 세정제도 마련했는데 헛수고한 게 됐다"고 밝혔다. 포장판매에 이어 배달까지 시작했지만 이맘때면 시작되던 연말 점심, 저녁식사 예약은 전무한 상태다.

B씨는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은 약속 자제만 말하는데, 대기업 직원들이 다수 모여있는 공장이나 사무실 등의 폐쇄는 왜 강제하지 않느냐"면서 불공평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친인척 모임발로 인해 초등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된 가운데 28일 오후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해당 학교 학생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11.2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친인척 모임발로 인해 초등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된 가운데 28일 오후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해당 학교 학생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11.2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오락가락 거리두기 격상 피로감" vs "강도 높은 조치 불가피"

시민들도 카페 이용은 물론 체육시설과 종교시설 이용까지 제한되는 2.5단계 목전에 대한 불평을 털어놨다.

임모씨(29·경기 수원)는 "올렸다가 내렸다가 어정쩡하게 공포 분위기 조성하면서 반복하고 있다"고 열을 올렸다.

김모씨(33·영등포구)도 "거리두기 1단계로 풀리면서 필라테스 회원권을 구매했는데, 1주일도 안돼서 2단계로 올리더니 다시 2.5단계까지 격상한다고 하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문화 쿠폰까지 뿌리면서 소비진작에 열을 올리다가 확진자 증가에 갑자기 폐쇄시키면 모순적이다"고 말했다.

이모씨(27·동작구)도 "이런 식의 대응은 시민 피로도만 가중시킨다"면서 "일요일에 갑자기 발표하면 끝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일단의 강도높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취업준비생 성모씨(27·노원구)는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500명이 넘었다. 지금도 늦은 감이 있다"면서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반겼다. 그는 "(2.5단계 격상 시) 2주 뒤 가족의 결혼식에 갑자기 하객이 50명 수준으로 제한될 수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최모씨(35·인천 계양구)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 불편을 일부러 만들기 위해서 단계를 계속 조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최대한 빨리 코로나19를 없애기 위한 조처니 믿고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힘을 더했다.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는 수도권과 각 권역의 거리두기 조치를 좀 더 강화할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일요일(29일) 중대본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오늘과 내일 중으로 의견을 더 수렴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수도권에는 지난 24일부터 2단계, 호남권과 강원권 일부 지역 등에서는 1.5단계가 시행 중이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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