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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1일만에 300명대, ‘3차 대유행’ 이미 시작됐다…겨울철 느슨한 방역이 부른 화
오늘 신규 확진자 313명…8월 말 이후 300명대 처음
겨울 날씨로 바이러스 증식 유리…확산세 지속될 듯
전문가 “마스크만 썼을 뿐 일상생활 지속, 경각심 가지지 않으면 쓰나미 올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3달여 만에 300명대를 기록한 1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13명으로 지역발생이 245명, 해외유입이 68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8월 29일 이후 81일 만이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하더니 18일에는 급기야 300명을 넘으면서 급속한 확산세로 이어지고 있다. 우려했던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19일부터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1.5 단계가 적용되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보다 강력한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81일만에 300명대…대부분 수도권에서 발생=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1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230명보다 87명이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4일부터 나흘 연속(205명→208명→222명→230명) 200명대를 기록했다. 특히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본격화됐던 지난 8월 29일(323명) 이후 81일 만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313명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245명, 해외유입이 68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202명)에 이어 연이틀 200명대를 기록하는 동시에 이달 11일 이후 8일 연속 세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다. 해외유입도 7월 말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92명-경기 87명-경북 16명-전남 15명-인천 12명 등이다.

이처럼 신규 확진자가 늘어난 이유는 대학병원과 음식점, 요양시설 등의 집단발병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막바지 단풍철 산악모임과 사우나, 체육시설 등을 고리로 새로운 감염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의 경우도 신규 확진자 230명 가운데 87.8%인 202명이 지역발생 확진자였다. 지역발생 확진자 수가 200명 선을 넘은 것은 지난 9월 2일(253명) 이후 76일 만이었다. 이처럼 지역발생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는 것은 코로나19가 동호회나 사우나 등 일상 곳곳으로 침투하면서 다양한 고리의 집단감염이 연일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정오까지 새로 확인된 집단감염 사례만 해도 수도권 가을산악회(누적 14명), 서울 성동구 체육시설(18명), 서초구 사우나(14명), 중구 제조업 공장(13명), 인천 남동구 가족·지인모임(12명) 등이 있다. 강원 철원군 장애인 요양원(17명), 광주 전남대병원(26명), 전남 순천시 음식점(13명), 경북 청송군 가족모임(23명) 등 앞서 집단발병이 확인된 곳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고 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와 관련 “감염의 양상도 확연히 달라졌다”며 “지금까지 확진자 대부분은 특정 공간이나 집단에서 대규모로 발생했으나 지금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 삶의 현장에서 소규모 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3차 대유행 현실로…겨울철 맞아 바이러스 증식 활발해질 듯=정부는 이런 증가세를 꺾기 위해 수도권과 광주 전체, 그리고 강원 일부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염 고리가 전국 곳곳으로 워낙 넓게 퍼져 있어 당분간 확산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1단계 조치로 마스크만 썼을 뿐이지 우리는 먹고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등 일상으로 돌아간 생활을 했다”며 “9월부터 가을·겨울이 되면 대유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경고했지만 정부는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고 느슨하게 대처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통계상 흐름만 보면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8∼9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에 이어 ‘3차 유행’이 점차 현실화하는 형국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본격적인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독감·코로나 바이러스 등 각종 바이러스의 활동과 전파가 더욱 활발해진다.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독감 환자까지 겹칠 경우 현재 의료체계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오지 않는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분석하고 경고하고 있다”며 “지금 나오고 있는 확진자들도 며칠 전에 감염돼 지금 확인이 되는 것일 뿐 실제 몇 백 명이 실제 감염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방심하면 쓰나미 올 것”=이런 확산세의 흐름을 돌리기 위해 19일부터 수도권과 강원도 두 권역의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다. 먼저 수도권의 경우 서울·경기는 19일 0시부터 12월 2일 자정까지 2주간 1.5단계 조처가 시행된다. 상대적으로 확진자가 적은 인천(강화·옹진군은 1단계 유지)은 23일부터 1.5단계가 적용된다.

강원도의 경우 시·군·구별로 단계를 격상할 수 있도록 했다. 철원을 비롯한 영서지역에 확진자가 집중된 만큼 이들 지역에 대해서만 1.5단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거리두기 격상 기준에는 들지 않았지만, 최근의 확산세를 고려해 오는 19일부터 1.5단계를 시행하기로 자체 결정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수도권과 강원의 거리두기 격상 배경에 대해 “여기서 유행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전국적인 대규모 유행이 초래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험해질 것”이라며 “2단계로의 추가 단계 상향 없이 환자 증가 추세를 반전시키고 수능에 대비해 안전한 시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1.5단계 격상도 현재의 불길을 잡는데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 교수는 “1단계보다는 강화된 조처지만 여전히 일상 생활을 하며 언제든이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정도의 느슨한 대책일 것 같다”며 “겨울철 대유행(쓰나미)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하며 정부가 계속 안일하게 대처할 경우 금방 500~600명대로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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