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유승민 전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해 "지향하는 바를 꼭 성취할 수 있도록 제가 진심으로 기원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 차기잠룡과는 거리를 둬왔다. 이번에 달라진 모습은 야권연대설이 무르익기 전 서둘러 당내 주자들의 체급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앞 빌딩에서 유 전 의원이 새로 여는 '희망 22'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여러분도 많은 성원을 해서 유 대표를 적극 지원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유 전 의원이 이날 연 사무실을 사실상 그의 대선 캠프 사무실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문제를 언급하면서 "경제 전문가인 유 대표께서 시작부터 국민이 가장 뼈아프게 겪는 경제 문제를 토론함으로써 좋은 안이 도출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을 확실히 '띄운' 셈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차기 대권주자로 칭하면서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내 중심이었던 김 위원장에 대한 반발로 최근 당 내 원심력이 커진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계속된 호남행 등으로 당내 지지층이 반발, 부정적 여론이 감지되자 김 위원장이 당내 주자들을 띄우면서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나아가 내년 서울·부산 시장 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 논의가 무르 익기 전에 당내 주자들의 체급을 올리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연대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국민의힘에 마땅한 후보가 없다면 단일화 과정에서 협상력을 잃고 끌려가는 모습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 신적폐청산 범국민운동'을 제안하면서 "(김 위원장과) 정기국회가 끝난 다음에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어떻게 최종적으로 뵐 수는 있을 것"이라고 김 위원장 중심의 국민의힘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에 대해서 현재 김 위원장"무슨 야권이 연대할 일이 있냐. 나는 그 말을 이해를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또 "어떤 의미에서 야권을 얘기하는지 나는 이해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 문제에 대해서 개입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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