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단독] 양이원영 의원의 월성1호기 경제성 셈법이 '틀린' 이유


입력 2020.11.11 07:00 수정 2020.11.10 18:01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적자원전 프레임, 전력시장 이해 못한 처사

'정산단가' 경제성 평가의 기준 될 수 없어

이용률 60% 잡아도 LNG 대비 8800억원 절감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그린뉴딜 어디까지 왔나' 정책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그린뉴딜 어디까지 왔나' 정책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쟁점이 겹겹이 쌓인 에너지 분야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그중에서도 환경노동위 양이원영 의원은 산자중기위 이소영 의원과 함께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탈원전 정책을 적극 옹호하며, 반대 진영 맹점을 공략하는 '송곳 초선'으로 꼽힙니다.


특히 양이원영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1호기를 10년간 운행하면서 약 8800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해서도 "아무리 애를 써도 월성1호기는 경제성도 없고 안전하지도 않은 원전이라는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이제 월성1호기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야 한다"며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데일리안이 유관기관과 전문가들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양이 의원 주장은 평가 기준이 잘못 설정됐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력시장 실정을 고려하지 못한 몰이해적 판단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성1호기에 적자원전 프레임을 씌운 양이 의원 주장을 분석해봤습니다.


양이원영 "월성1호기 10년간 약 8800억원 적자 냈다"
[팩트체크] 원자력 정산단가는 경제성 평가 기준이 될 수 없다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자료. ⓒ양의원영 의원실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자료. ⓒ양의원영 의원실

양이원영 의원은 월성1호기 발전원가가 원자력 정산단가를 추월하면서 10년 동안 88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위의 자료와 같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월성1호기를 돌려 해마다 적게는 700억원, 많게는 1600억원가량 손실을 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제성 평가에 필요한 기준을 애당초 잘못 설정하는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발전원가는 월성1호기 발전에 투입된 총비용을 그해 발전량으로 나눈 개념으로 경제성 평가 기준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그런데 원자력 정산단가는 한수원이 모기업인 한국전력에 파는 원자력전기 단가를 한국전력거래소가 책정해준 가격입니다.


정산단가가 경제성 평가 기준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아주 명확합니다. 한전은 한수원 전체 지분을 보유한 모기업이며, 한수원과 한전은 연결재무제표를 공유하는 동일 기업집단입니다.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이익이나 손해를 본 금액은 모두 한전의 재무제표에 손익으로 계상되는 구조입니다.


그러므로 한수원이 판매단가(정산단가)에 따라 동일 기업집단인 한전을 상대로 이익을 남기는 지의 여부는 경제성 평가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즉, 한전그룹 측면에서 한전이 일반국민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소비자가격이 경제성 평가 기준이 돼야 타당합니다.


한전그룹이 지난 10년간 월성1호기 운영으로 얻은 수익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한전그룹이 지난 10년간 월성1호기 운영으로 얻은 수익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한전이 일반국민에게 공급하는 소비자가격과 발전원가 차액을 계산해보면 한전은 월성1호기를 운영하여 지난 10년간 약 3000억원의 이익을 거두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만약 월성1호기가 없었다면 한전은 부족분의 전기를 값비싼 민간 LNG 발전소에서 구입함에 따라 약 3조원의 전력구입비를 낭비할뻔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월성1호기를 가동함으로써 약 3조원의 전력구입비를 절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양이원영 의원실은 애당초 경제성 평가 기준을 잘못 설정하여 결괏값이 뒤틀리는 오류를 범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월성1호기에 적자원전 프레임을 씌웠습니다. 이를 버젓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데 대해 의원실은 해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발전원가와 발전단가>


양이원영 의원실에서 국감자료 제출 시 발전단가라는 표현을 썼으나 이는 적절치 않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발전단가는 연료비 단가를 일컫는다. 연료비에 고정비까지 포함된 개념인 발전원가를 사용해야 한다. 의원실에서 혼동이 있었던 듯하다.


양이원영 "월성1호기는 돌릴수록 손해보는 적자원전이다"
[팩트체크] 전력시장은 원전을 가동하여 결코 손해볼 수 없는 구조


양이원영 의원은 월성1호기가 원자력 정산단가 대비 적자설비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원자력 정산단가가 월성1호기의 경제성 평가 기준이 될 수 없는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한전이 민간의 값비싼 LNG 전기를 구매하여 일반 국민에게 싸게 판매할때 발생하는 재무손실을 값싼 원전을 운영하여 얻는 수익으로 보전받는 구조입니다. 즉 원자력 정산단가는 한전의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원자력 전기를 한전이 시장가격보다 의도적으로 낮게 납품받는 특별 할인가격입니다.


정부와 한수원은 이점을 이용하여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에 전기소비자가격이 아닌 정산단가 개념을 적용하는 꼼수를 썼습니다. 한수원이 더이상 특별 할인가격에 전기를 납품할 수 없다는 논리로 원전을 폐지하면, 한전은 부족분의 전기를 값비싼 LNG 발전소에서 구입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한전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한전의 재무상태를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원자력 정산단가를 더욱 낮춥니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서 이러한 점이 매우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원자력 정산단가가 2022년까지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심지어 2016년 한수원 전체 원전의 평균 발전원가보다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탈원전에 따른 원전 감축으로 한전이 보는 손실비용을 원전에서 메꾸려다보니 나타난 부작용이었던 것입니다.


전력거래소 비용평가위원회의 정산단가 산정기준.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 현안분석 전력거래소 비용평가위원회의 정산단가 산정기준.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 현안분석

이 뒤에는 발전원의 정산단가를 고무줄처럼 늘이고 줄일 수 있는 우리나라 전력시장 구조가 있습니다. 정산단가는 전력시장 운영기관인 전력거래소 산하의 비용평가위원회가 한전과 한수원을 포함한 발전자회사들의 재무상태를 검토하여 결정합니다. 말만 전력시장이지 원가에 적정이윤을 얹어 파는 시장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이죠.


비용평가위원회의 정산단가 산정기준에 따르면, 첫번째 산정기준은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재무균형 유지입니다. 쉽게 말해 한전의 영업이익이 증가하여 재무상태가 개선되면, 한수원과 같은 자회사도 재무상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정산단가를 올려준다는 의미입니다.


한전의 영업이익과 원자력 정산단가.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한전의 영업이익과 원자력 정산단가.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실례로 한전이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였던 2016년도에 원자력 정산단가는 67.9원/kWh까지 증가합니다. 이후 월성1호기 조기폐지 등으로 원전 이용률이 낮아짐에 따라 한전의 영업이익과 원자력 정산단가 또한 함께 감소합니다. 이렇듯 한전의 재무구조에 따라 연동되는 정산단가는 원전의 경제성 평가 기준이 아닌, 원전 폐지로 인해 한전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어 나타나는 부작용에 불과합니다.


원자력 정산단가를 인용하여 월성1호기가 적자설비라고 평가한 양이원영 의원의 주장은 우리나라 전력시장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오류입니다. 정산단가 개념으로 원전의 경제성을 곡해하지 말고 발전원가와 전기소비자가격을 비교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제성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력업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습니다.


양이원영 "월성1호기는 이용률 95.8%에도 840억원 적자를 냈다"
[팩트체크] "이용률 60%만 잡아도 LNG 대비 총 8800억원 절감"


한수원이 장석춘 전 의원에게 제출한 월성1호기 지속운영시 이용률 60% 기준의 전기판매량 및 매출원가. ⓒ장석춘 전 의원실 한수원이 장석춘 전 의원에게 제출한 월성1호기 지속운영시 이용률 60% 기준의 전기판매량 및 매출원가. ⓒ장석춘 전 의원실

양이원영 의원은 "월성1호기는 발전원가가 한번도 정산단가보다 낮아진 적이 없다"며 "이용률이 95.8%였던 2015년에도 840억원 가량의 적자를 봤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7000억원을 투자해 설비개선을 완료한 월성1호기는 향후 이용률이 60%에 불과한 경우에도 LNG 전기판매단가의 절반수준인 60원/kWh에 전기를 공급할 정도로 경제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수원이 2019년 장석춘 전 의원실에 제출한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결과를 데일리안이 단독입수한 결과, 한수원은 삼덕회계법인을 통해 수행한 경제성평가용역을 통해 월성1호기가 4년 4개월간 지속운영될 경우 8724억원의 매출원가를 투입하여 146억kWh의 전기를 판매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경우 월성1호기의 1kWh당 매출원가는 60원에 불과합니다.


이때 기준이 된 이용률은 불과 60%로서 1년 중 다섯 달 가까이 정비를 위해 발전소가 정지해 있다는 보수적인 이용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접도시인 대구시의 2019년 전기사용량이 153억kWh임을 고려할 때, 월성1호기를 조기폐지함으로 인해 대구시가 일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전기가 사라진 셈입니다.


한전의 전기구입단가와 전기판매단가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및 한국전력통계 한전의 전기구입단가와 전기판매단가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및 한국전력통계

반면 LNG 발전소의 전기판매단가는 약 120원/kWh로서 월성1호기 1kWh당 매출원가의 두 배에 달합니다. 월성1호기가 조기폐지되면 한전은 부족분의 전기를 LNG 발전소의 전기로 대체해야 합니다. 월성1호기 전기판매량 146억kWh를 민간 대기업이 운영하는 LNG 발전소에서 구입하면 한전은 1조7575억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월성1호기를 지속운영하면 LNG의 절반수준의 비용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약 88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루 평균 5억5000만원에 해당되는 돈이며, 월성1호기 재가동이 한 달 늦어질 때마다 전기소비자인 일반국민과 한전은 164억원씩 손해를 입게 됩니다.


한전은 한수원의 모든 지분을 보유한 모기업이므로 한수원의 경영진은 한전으로부터 한전의 자산인 월성1호기의 경영을 위임받은 관리자입니다. 따라서 한수원의 경영진은 주주가치를 보호할 책임이 있으나, 월성1호기를 한전에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없다는 논리를 앞세워 월성1호기를 조기폐지하여 고의로 한전에 손해를 끼친 것입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기사 모아 보기 >
1
0

댓글 1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khan 2020.11.11  10:13
    º¸Á°üµé À߸øÀÎÁö? ÀǵµÀûÀÎ ¼À¹ýÀÎÁö?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