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SBS 보도가 '가짜 뉴스'?…노영민 실장의 '가짜 답변'

[취재파일] SBS 보도가 '가짜 뉴스'?…노영민 실장의 '가짜 답변'
오늘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묻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답한 내용입니다.

-(박대출 의원) 오전에 답변을, 청와대가 검찰이 요구한 자료를 완벽하게 제출하고, 완벽하게 협조하고 있다, 이런 답변을 하셨습니다.
=(노영민 실장) 네.

-(박대출 의원) 검찰이, 김봉현 전 회장의 측근인 이강세라는 사람이 지난해 7월에 강기정 당시 청와대 수석을 청와대에서 만나서 사태 해결을 부탁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그 말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검찰이 청와대 출입 기록을 요청했는데 청와대가 그것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노영민 실장) 가짜 뉴스 같은데요.

-(박대출 의원) 가짜 뉴스입니까? 그거 제출하셨습니까?
=(노영민 실장) 아무튼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저희가 드릴 말씀은 없지만 그것은 가짜 뉴스는 맞습니다.

-(박대출 의원) 가짜 뉴스는 어떤 부분이 가짜 뉴스입니까?
=(노영민 실장) 가짜니까 가짜 뉴스죠.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박대출 의원) 가짜 뉴스의 팩트는 SBS 보도인데, SBS가 가짜 뉴스를 보도했다는 겁니까?
=(노영민 실장) 예, 아무튼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박대출 의원) 그럼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닙니까? 사실인 부분과 사실이 아닌 부분을 좀 가려주시죠.
=(노영민 실장) 예, 제출했습니다.

-(박대출 의원) 네? 제출하셨다고요?
=(노영민 실장) 네.


노영민 비서실장이 지난달 13일 SBS 단독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규정한 겁니다.
(▶[단독] "청와대, 이강세 출입 기록 · CCTV 제공 거부")

그러나 이 보도 다음날 청와대는 대변인 공식 브리핑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면서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검찰이 라임 수사와 관련해 출입기록 등을 요청하면 검토해서 제출할 계획입니다. 다만 검찰이 요청했다는 CCTV 영상 자료는 존속 기한이 지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SBS 보도 이전까지 청와대는 검찰의 자료 제출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불응 사유는 위 기사에 나온 것처럼 '청와대 출입 기록은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에 따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SBS 보도 이후 대통령의 "검찰 수사에 협조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겁니다.

국감 참석한 노영민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지시를 공식 발표까지 한 사안을 노영민 비서실장은 국정감사에서 "가짜 뉴스"라고 몰아붙인 겁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노 실장의 발언 취지는 질문의 앞부분, 즉 '김봉현 전 회장의 측근인 이강세라는 사람이 지난해 7월에 강기정 당시 청와대 수석을 청와대에서 만나서 사태 해결을 부탁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는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김봉현 전 회장이 지난달 8일 이강세 전 사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이 보도된 겁니다.
(▶라임 몸통 김봉현 "靑 수석 주라고 5천만 원 건넸다")

김봉현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추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지만, 이같은 '진술'이 있는 건 '사실'이므로 이 진술을 전한 보도가 '가짜 뉴스'는 아닌 겁니다. 국정감사에서 오가는 질문과 답변이 많아 관련 내용을 바로바로 상세히 떠올리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이미 '사실'로 확인돼 대통령이 관련 대책을 지시한 사안에까지 무턱대고 손쉬운 '가짜 뉴스'라는 딱지를 붙이는 건 팩트에 엄밀해야 할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사실과 다른 '가짜 답변'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