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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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文 대통령 시정연설 당시 권총 소지 경호원 8명 배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28일 국회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갖기 위해 국회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예산안 시정연설 때 권총을 소지한 경호원 8명을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운영위에 권총을 소지한 경호원 8명을 문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했을 때 국회 본회의장과 본관 등에 배치했다고 구두로 보고했다.

 

문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경호처 소속 경호원들이 사전 환담을 하러 온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몸수색을 시도하면서 ’과잉 경호’ 논란이 빚어졌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 원내대표’라고 신분을 밝혔지만 경호원들이 몸을 더듬으며 수색했다고 주장하며 간담회에 불참했다. 몸수색으로 ‘과잉 경호’ 논란이 촉발된 상황에서 일부 경호원들이 권총을 소지한 채 국회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힘은 “대통령경호처가 무뢰배처럼 국회를 휩쓸고 다닌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청와대는 당시 권총을 소지한 경호원의 국회 본청 진입에 대해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따라 경호행사장에서 어떠한 위협에도 대처하기 위해 무기를 휴대하고 임무를 수행한다. 이는 청와대에서 열리는 행사에서도 마찬가지이며 해외행사 시에도 예외는 없다”며 관례상 진행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권총으로 무장한 경호원의 국회 본회의장 진입 논란은 국회사무처를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 권총 찬 경호원들이 들어왔다. 야당 원내대표를 몸수색했다. 여성의원들은 작은 백 하나도 못 가지고 들어갔다”며 “이런 것이 대통령이 말한 ‘열린 경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영춘 국회사무총장은 이에 “(경호처의 총기 소지는) 사무처와의 사전 협의 대상이 아니다. 과거 관례대로 경호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