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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남편, 4000평 저택 답답하다면 서민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은 해봤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외교부가 해외 여행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요트’ 구입을 목적으로 미국 여행을 떠나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과 관련, 장진영 국민의힘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이 “외교부장관 체면 세워준다고 초호화 저택을 내어주었는데도 답답해서 힘들다고 하면 서민들은 얼마나 힘들까 한 번 생각은 해봤느냐”고 날 선 비판을 내놨다.

5일 장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4000평짜리 저택에서 사는 사람이 답답하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 장관의 남편은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며 “코로나로 집에만 있어야 하는 일상이 고통스럽기는 하다. 그런데 그 ‘집’이 같은 집이 아니다. 집에만 있을 수 없다고 하니 그 ‘집’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며 말문을 열었다.

장 위원장은 “강경화 장관과 나들이를 간 남편이 묵는 외교부장관 공관은 4,000평에 달하는 부지에 건물 면적만도 400평이 넘는다고 한다”며 “외교부장관 체면 세워준다고 이런 초호화 저택을 내어주었는데도 답답해서 힘들다고 하면 20-30평 집에서, 아니 열평 오피스텔에서 다람쥐처럼 쳇바퀴 도는 일상을 보내는 서민들은 얼마나 힘들까 한 번 생각은 해봤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그 남편이 미국에 놀러갔다가 코로나라도 걸리면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공무원들 또 그 관사에서 일하는 13명의 직원들이 직접적인 위험에 빠진다”며 “힘들다고 요트 사러 가는 외교부 장관댁 분들, 진짜 힘들게 사는 사람들 가재, 붕어, 개구리 생각을 할 이유가 없는 줄은 알지만, 그래도 그러는 척이라도 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외교부 장관 공관의 토지(임야)대장등본에 따르면 대지 면적은 1만4,710㎡으로 평 단위로 환산할 시 약 4,449평에 이른다. 건물 면적도 1,420㎡(430평) 수준이다.

외교부 장관은 주한 외교사절을 공관으로 초청해 각종 행사를 주최하기 때문에 중앙부처 장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공관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부 장관 공관에 초청받아 참석한 뒤 온라인상에 업로드한 사진을 검색해보면 육안으로도 상당히 큰 규모의 공관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일 이일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대화하고 있는 모습. /KBS 캡쳐


이에 따라 4,000평 규모의 공관에 살면서 1억원대의 요트를 사기 위해 코로나19 시국에 미국으로 출국한 강 장관의 남편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강 장관은 이 교수의 미국행에 대한 파장이 커지는 것과 관련 “계속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강 장관의 남편 이 교수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공직자 가족인데 출국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KBS 취재진의 질문에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외교부가 지난 3월23일부터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와 관련해서는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며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외여행 자체를 금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한다. 여행자 개인뿐 아니라 국가 전체 방역을 위한 조치다.

하지만 강 장관의 남편은 지난 2월에도 정부가 ‘베트남 여행 최소화’ 권고를 내놓은 가운데 호찌민 지역을 관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여러 사람이 몰리는 대표 관광 코스인 전쟁박물관과 호찌민시 박물관 등도 찾았다고 적었다.

문제는 이 교수 방문 기간에 우리 정부가 베트남에 여행 최소화 조치를 권고했다는 점이다. 당시만 해도 베트남은 1월23일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꾸준히 확진자가 늘고 있는 추세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월 초 ‘중국 외 지역 내 전파 확인 또는 추정 사례’가 보고된 국가로 싱가포르·한국·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미국·독일·프랑스·영국·스페인·아랍에미리트 등 12개국을 지목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중국과 교류가 많은 싱가포르·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대만 등 6곳에 대해 우선적으로 해외여행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 교수가 호찌민에서 각종 박물관을 찾았다고 밝힌 시점은 이 직후인 12일(현지시간) 오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베트남을 다녀온 이틀 뒤 해외발 감염에 따른 대구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카리브해로 여행을 떠났다. 6월에는 그리스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코앞에 둔 시점에 강 장관의 남편 해외여행 문제가 쟁점화할 경우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사안이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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