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文대통령님 제가 지지했는데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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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26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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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국 흑서(黑書)’ 출간에 참여한 기생충학자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26일 “정부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사들과 싸우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날 ‘기생충도 숙주를 죽이지 않는다’란 주제로 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의대정원 확대 등을 추진하는 정부가 기생충만도 못하다고 질타했다.

서 교수는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국민 세금으로 먹고사는 분들은 국민이 세금을 내도록, 열심히 잘 살도록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다”라며 “오히려 기생충이 숙주를 챙겨주는 것 같더라”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기생충은 자손 번식이라는 목표를 위해 숙주 안에서 최대한 조용히 산다. 기생충이 5m짜리가 들어있어도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얌전히 산다. 기생충 입장에서도 그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생충은 숙주한테 피해를 안 끼치려고 밥 한 두 톨로 하루를 버틴다. 기생충이라고 식탐이 없겠는가. 그런데 기생충이 많이 먹으면 숙주가 영양실조에 걸린다. 숙주가 죽으면 기생충도 죽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를 안 끼치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번 정부는 우리의 현재를 이미 거덜 냈고 미래까지 거덜 내고 있다. 더 참기 어려운 것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사들을 뒤에서 공격해서 의사들과 싸우고 있다. 이건 기생충 세계에서 상상도 못 하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공공의대 신설과 관련해 그는 “아는 사람의 자제들을 의대에 편하게 넣기 위해 그러는 것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며 “저는 의사는 머리가 좋고 성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 들어오는 이들이 과연 의사로서 환자를 볼 수 있을지, 진료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쌍해질지, 이런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자기네(정부 등)들은 다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을 텐데 다른 사람한테 이런 진료를 받아라는 것”이라며 “잘못된 의사 하나가 마음만 먹으면 환자 100명을 죽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수련병원을 짓지 않고 기존 공공의대만 설립해 기존 공공병원에서 수련을 한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된다”며 “의대정원을 늘리고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것은 결국 질이 떨어지는 의료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지금 시스템에서 의사들이 원가 이하로 진료하고 있어 훨씬 많은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 그런데 못 잡아 먹어 건드린다. 너무 분하고 잠이 안 온다”며 “어제 제가 만난 지도 학생도 밤잠을 못 자고 있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의료계 기피과 문제에 대해 “흉부외과는 대표적인 기피과다. 수가가 낮아서 기피하는 게 아니다. 조사해 봤더니 놀랍게도 70%가 취직자리만 보장되면 하겠다고 답했다”며 “정부가 흉부외과의 큰 병원을 짓고 많이 모집하면 인기과가 될 수 있다. 정부가 돈은 안 쓰면서 의대 정원을 늘리고, 공공의대를 설립해봐야 해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방 첩약 급여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약은 아직 어떤 검증도 받지 않았다”며 “대통령께서 노후에 한약을 많이 드실 것인가까지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서 교수는 끝으로 “대통령님, 기생충의 삶을 생각하면서 기생충만도 못하다는 말이 안 나오게 해 달라. 제가 지지했는데 이게 뭡니까?”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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