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부터 ‘천박한 도시’까지 이해찬의 말말말

2018년 대표 된 이후 장애인 비하 발언 두차례나
총선 전 부산에서는 “초라한 도시”발언 이어
최근 서울의 한강변 아파트를 놓고 “천박한 도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열린 세종시 착공 13주년 및 정책아카데미 200회 기념 명사특강에서 '세종시의 미래,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의 시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천박한 도시’ 발언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앞뒤 문맥을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마치 서울을 폄훼하는 것처럼 한 보도”라면서 언론 탓으로 돌렸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세종시에서 열린 ‘세종시 착공 13주년 및 정책아카데미 200회 기념 명사특강’의 연사로 나와 “서울 한강변은 배를 타고 지나가면 무슨 아파트 한평에 얼마 이걸 쭉 설명한다”며 “반대편에서 와도 무슨 아파트 설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센강 같은 곳에 가보면 여기는 노트르담 성당 여기는, 역사유적이 쭉 있다”면서 “설명을 듣는게 큰 관광유람이다. 그걸 들으면 프랑스가 어떻게 여기까지 살아왔구나(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대표가 유럽과 서울을 비교하면서 “우리는 한강 변에 맨 아파트만 늘어서 저기는 단가가 얼마 몇평짜리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되는 것”이라며 “품위있고 안전하고 문화적으로 성숙한 도시를 잘 만들어야한다”고 했다.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민주당은 “세종시를 품격있는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이며 서울의 집값 문제 및 재산가치로만 평가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삼아 마치 서울을 폄웨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서울을 천박한 도시로 표현한 것에 대한 사과 없이 ‘언론 탓’으로 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앞서 총선 때 부산을 방문해 “초라한 부산을 대개조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며 “경부선 철도를 지하화하는 것만이 부산을 제대로 대개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실언은 한두번이 아니다. 이 대표는 장애인을 비하하면서 설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 출연해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대요.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오니까···. 그런데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거에 대한 꿈이 있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2018년 12월에는 당내 장애인위원회 행사에서 “정치권에 정신장애인들이 많다”며 장애인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즉각 사과문을 내고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깊은 유감을 표하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계 은퇴를 한 달 남긴 이 대표는 최근들어 언사가 거칠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 앞에서 당의 대응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XX자식’이라고 비속어를 쓰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는 더이상 선출직에 나서지를 않지 않느냐. 국민 눈치 볼 일이 없으니 하고 싶은 말 다하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