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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 지경? 일그러진 검찰 수사가 만들어낸 '한동훈 팬덤'

보수 커뮤니터서 '차기 법무부 장관', '정치인' 지칭
수사팀 반발 속 정치권 잡음…한동훈 "끝까지 이겨낼 것"

[편집자주]

한동훈 검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동훈 검사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심의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 불기소를 권고하자 일부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팬덤' 현상이 생기고 있다.

이들은 한 검사장을 향해 '차기 법무부 장관', '정치인' 등 수식어와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심의위는 지난 24일 초유의 '지휘권 발동'을 부른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검찰은 스스로 도입한 심의위에서 내린 결정을 뒤집기에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실제로 검찰은 앞서 8차례 열린 심의위 의결을 모두 따랐다.

심의위의 결정으로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 검사장에 대한 응원의 글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한 검사장을 가리켜 '정치인', '예비 대선 후보군', '차기 법무부장관' 등이라 부르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아울러 윤 총장과 함께 '난형난제', '차기 야권 핵심 인물', '권언유착 수사의 핵심 인물' 등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번 결정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수사 강행 의사를 내비쳤으나 수사팀은 물론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비판은 정치권에서 이어졌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검찰 개혁' 한다고 본인들이 만들고선 그마저도 입맛에 맞지 않자 '적폐'라며 뱉어내려는 것"이라며 "'우리 총장님'에 이어 '우리 심의위'마저 허물어뜨릴 심산인가보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우리 총장님'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뜻하는 말로 윤 총장이 기수를 파괴하며 파격 발탁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불렸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취임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로 정권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으나 이번 검언유착 사건에선 사상 처음으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하기도 했다.

검찰 안팎의 압박이 심해질수록 윤 총장이 야권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에선 윤 총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주목하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2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한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 14.3%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23.3%), 이재명 경기도지사(18.7%)에 이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한동훈 검사장은 심의위 권고에 대해 "심의위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한 검사장은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위원회가 저를 불기소하라는 결정을 하더라도 법무장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저를 구속하거나 기소하려 할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이 광풍의 2020년 7월을 나중에 되돌아볼 때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 중 한 곳만은 상식과 정의의 편에 서 있었다는 선명한 기록을 역사 속에 남겨주십사 하는 것"이라며 "그래 주시기만 한다면 저는 억울하게 감옥에 가거나 공직에서 쫓겨나더라도 끝까지 담담하게 이겨내겠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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