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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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국밥소년 0 5,731 2020.04.1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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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면에 피의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사진을 피의자의 사진이라며 게시하여 해당 인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이 사진을 확인한 피해자의 친구에 의해 이를 호소하는 위 게시물이 네이트 판에 올라왔으며, 이는 인터넷상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언론은 하이에나다. 고종석보다 더 나쁜 건 언론이다. -피해자 아버지
이 사건에서도 기레기들이 기승을 부렸다. 그날, 언론이 흉기가 되었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 좁은 시골에서 100명 가까운 기자가 취재 경쟁을 벌였다고 한다.

기자들은 공감 능력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만행들을 일삼았다. 사건 당시 초등학교 6학년밖에 안 된 피해자의 큰언니를 학교까지 찾아가 다른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고 '엄마는 PC방에 있었니? 그 시간에 아빠는 뭘 했니? 원래 범인의 표적이 너였다는 걸 아니?' 등의 질문을 던지며 그 사건 피해자의 언니라는 걸 아우팅하고, 그렇게 찍은 걸 내보내는가 하면(JTBC), 아이가 다니던 지역아동센터를 화면에 내보내고(SBS), 피해자가 병원에서 찍은 신체부위와 눈코입만 모자이크된 얼굴 사진을 그대로 내보내거나(채널A)[7], 심지어 이 사진은 부모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아이에게 상처 부위까지 옷을 올리라고 해서 찍어간 것이 였다.

가족들이 병원에 있느라 비어있는 피해자의 집에 쳐들어가 집 안 사진을 멋대로 찍고 피해 아동의 그림일기장을 훔쳐가 그걸 찍어서 1면에 내보냈다(경향신문).[8] 언론은 피해자의 집을 위성사진과 그래픽, 약도로 만천하에 공개했고, 일부 언론은 '밝혀야 할 의문점들'이라는 제목으로 식구들이 거주하던 집 주변을 그래픽 지도로 보도했다. 사실상 주변 사람들에게 누가 피해자인지 고스란히 아우팅한 셈이다. 심지어 집에 쳐들어간 기자들은 멋대로 남의 집 전기를 마구 써대서, 별로 넉넉한 형편도 아닌 피해자네 집 전기요금이 그 달은 30만원씩이나 나왔다고 한다. 물론 기자들이 요금을 내주었을 리는 없다. 그 돈은 가뜩이나 사정이 어려운 피해자 가족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어, 모두 애꿎은 그들이 내야 했다. 말로는 "경제적 상황을 돕겠다", "치료를 돕겠다"라고 하며 접근해놓고는,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큰 피해만 주는 짓을 한 것이다.
"내가 만약 가난하지 않고 잘사는 사람이었어도 언론이 이렇게 함부로 대했을까 의구심이 들었어요." - 피해자 어머니

이 사건을 취재한 기자 중 한 사람이 말하길, '기자들이 현장에 갔을 때 찍지 말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이 가정은 막 집에 들어가 찍어도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주거침입이라는 걸 알지만 허름한 집을 보고 '아무렇게나 해도 탈이 없겠구나', '우리가 이렇게 한다고 해도 문제제기할 상황이 아니구나'라고 판단했다는 것. 그러니까, 피해자 어머니의 생각이 맞았다.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이라고 얕잡아보고 예의라고는 밥 말아먹고 함부로 해댄 거다. 오죽했으면 보다못한 집주인이 보증금을 그냥 다 돌려주면서 이 동네를 떠나는 게 좋겠으니 어서 이사 가라고 등을 떠밀었다고 한다.[9]

피해자가 입원한 대학병원에는 기자가 진을 쳤다. 아이들은 병실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갔다. 병실 맞은편 휴게실은 기자들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아이와 가족이 불안해하자, 그나마 유일하게 피해자 가족들을 배려해준 기관이었던 해당 병원에서 경호원을 붙여줬다고. 피해자 어머니는 병실을 나갈 때마다 경호원에게 노크를 해서 신호를 보냈고, 경호원은 하얀색 침대시트를 주면서 얼굴에 뒤집어쓰게 했다. 기자들이 워낙 많아서 다 찍어가니까. 아무 죄도 없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오히려 죄인처럼 얼굴을 가리고 숨어다녀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수술 다음날에는 한 기자가 허락도 없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와 심정을 물었다. 어머니는 인터뷰를 거절했지만 "구경났나요, 나가주세요."라는 말은 그대로 카메라에 담겼다. "방송이 싫으면 녹음만 하겠다"라며 한마디만 담아달라고 하는 기자도 있었다. "싫어요"라고 분명히 거부했지만, 해당 기자는 이걸 그대로 방송해버렸다고 한다.[10] 결국 피해자 어머니는 기자들에게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번호를 바꿨다.

심지어 엄마는 게임 중독처럼, 아빠는 알코올 의존증처럼 왜곡 보도했다. 전술했지만 언론은 멋대로 집에 침입해 집안 곳곳을 멋대로 촬영했다. 그 과정에서 집 안마당에 있던 술병이 포착됐고, 사건 당시 술을 먹고 잠을 자고 있던 아빠를 비난할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게임중독 의혹은 아이가 납치될 당시 어머니가 PC방에 있었다는 것 때문이었지만, 이는 피해자 집에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컴퓨터 살 돈 없는 것도 죄인가? 또한, 엄마가 게임을 좋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 당시에는 아이들의 숙제를 하러 간 것이었다. 아이가 넷이나 되다 보니 다들 초등학생이 되자 숙제가 많아졌고, 4명치의 숙제를 하느라 PC방에 자주 들락거리고, 혹 아이들이 게임을 하고 싶어하면 가족끼리 앉아서 게임도 하던 모습이 '게임중독자', '방치 엄마', '나주 PC방 엄마'라는 왜곡된 낙인으로 둔갑하고 말았다.

심지어 몇몇 언론은 엄마가 범인과 같은 PC방에 다녔다는 이유로 서로 아는 사이가 되어 같이 술도 마시고 남편에게도 소개했다느니 하는 전혀 사실무근인 내용을 내보냈으며, 심지어는 내연 관계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소설을 써대기도 했다. 그러나 가해자는 피해자 가족과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 한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같은 PC방에 다니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바로 근처에 PC방이 있는데, 특별한 사정이라도 없는 이상 굳이 시간과 돈을 낭비해가며 멀리 외지에 있는 PC방에 갈 이유가 있을까? 심지어 그 동네에는 PC방이 단 하나밖에 없었다. 같은 곳을 다니게 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고 필연적인 결과였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이따위 소설을 쓴 것이다. 자신의 범행을 피해자 탓으로 돌릴 정도로 뻔뻔하던 범인 고종석조차 '사실이 아니다. 나도 왜 그렇게 기사가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했을 정도니 이 오보의 막장성은 말 다한 수준이다.

게다가 이런 식의 보도는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도움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끼쳤다. 후원금을 모은 구호단체가 돈을 움켜쥐고 부모에게 주지 않았다고 한다. 영수증을 가져와야 돈으로 바꿔줬다. 왜? 자의적으로 부모가 '양육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유? 기준은 없었다. 언론이 아버지를 '알코올중독자'로, 어머니를 '게임중독자'로 묘사했기에 편견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1심 때의 판사도 '엄마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는 피해자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했으며, 고종석과 아는 사이가 정말 아닌 거냐고 몇 번이고 물었다고 한다.
사건 당일 같은 PC방에 고종석과 있었다고 해서 그와 제가 친분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고종석과는 제가 7년 전 분식집을 할 때 2~3번 떡볶이를 판 인연이 다였습니다. 제가 재판 과정에서 판사님과 2~3번 얼굴을 마주했는데 저희가 인맥이 됩니까? 친분 있는 사이입니까?

불행 중 다행으로 해당 판사는 피해자 어머니가 위와 같이 일갈하자 아무 말도 못했으며, 결국 이해해 줬다고 한다. 피해자 가족을 직접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이 이랬다. 언론이 어떻게 이미지를 심어주느냐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참담한 이야기다. '기자는 문장, 단어 하나로 누군가의 삶을 칼질할 수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거다. "범죄 상업주의, 언론이 또 다른 피해를 만듭니다"

피해자네 집 문이 열려 있었던 것도 구설에 올랐는데, 부모의 관리가 소홀했다고 모두 입을 모았다(예: "아니, 어떻게 엄마가 돼서 한밤중에 애들을 놔두고 외출하면서 깜빡하고 문을 안 잠그고 나갈 수 있어? 미친 거 아냐?"). 하지만 피해자네 집의 문은 안 잠근 것이 아니라 '못 잠근' 것이었다. 문고리가 고장나 있었고, 이는 집주인이 나 몰라라 했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이 마음대로 침입할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였다. 사실 피해자가 살던 집은 낡아서 곳곳이 고장나 있었으며,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하루 먹고 살기도 바빠서 고칠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고, 기사에 나온 것은 단지 문이 열려 있다는 말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피해자 가정의 자녀 숫자가 요즘 보기 드문 4남매라는 것이 알려지자 '그렇게 형편이 안 좋다면서 애는 많이도 싸질렀네. 술 처먹고 게임 쳐 하는 와중에 그 짓 할 여력은 있나보다?' 등등 도를 넘는 소리를 서슴치 않고 조롱하는 악플들까지 나타나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에 비수를 박았다. 나주 피해자 가족 "범인은 고종석인데 왜 내가 욕을 먹어야 되나요".

급기야 '아이를 볼모로 병원비를 흥정한다', '돈 때문에 수술을 미룬다', '부모가 국민이 모아준 성금을 갖고 도망갔다'는 헛소문까지 퍼졌다. 심지어 피해자 언니가 결국 이런 글을 보고는 큰 상처를 받아 "우리 엄마 나랑 같이 살고 있는데..."라며 엄마 앞에서 울었다고 하니. 나중에 유언비어 유포자를 잡고 보니 2명 모두 가정주부였고, 심지어 그 중 1명은 임산부였으며, 언론보도만 보고 썼다는 진술도 해서 결국 법적 대응을 포기했다고 한다. 임신 중인 사람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서 편치도 못한 몸으로 마음고생하게 만드는 것도 꺼려지고, 애초에 잘못된 기사가 문제의 원인이라 따지고 보면 이 사람들도 언론의 피해자라고 생각해서 용서해 주기로 했다고.

재판 과정에서도 언론사들은 피해자 어머니에게 카메라들을 들이댔다. 시민단체 사람들이 "여긴 포토라인도 없습니까? 어떻게 재판정 문을 열자마자 카메라를 들이댑니까! 서울은 딱 선이 있던데! 당신들이 기자입니까?"라고 항의하자 돌아온 말은 "서울은 서울의 규칙이 있는 거고, 여긴 그런 거 없습니다."라는, 상식을 벗어난 망언이었다고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는 데에는 심지어 경찰도 한 몫을 했다. 어찌나 무식하고 몰상식했는지 개인정보 보호 의식이 전혀 없어서 피해자의 집주소, 전화번호, 증언을 해줄 만한 사람들도 다 알려줬다고 한다. 피해자를 보호해주기는 커녕 2차 피해를 준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피해자 가족들은 결국 나주시를 떠나야 했다. 평생 나주에서 살아왔던 피해자 아버지는 익숙지 않은 대도시에 살면서 일을 하기 위해 나주에 올 때마다 모자를 쓰고 다녔고, 하도 시달린 나머지 휴대전화를 아예 없애버렸다고 한다. 번호를 바꾸고 또 바꿔도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들이 전화를 끊임없이 걸어왔기 때문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대도시로 이사한 직후인 이듬해 1월에는 동사무소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자를 소개해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피해자의 자필 편지를 담은 '나쁜 아저씨 혼내주세요'라는 방송이 1월 10일자 8시 뉴스에 보도된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때부터 또 다시 기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는 게 문제다. "아이는 괜찮은지", "지금 심경은 어떤지" 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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